너는 발소리를 따라간다... 울림은 홀을 내려가 방으로 향한다. 음악이 흐르고 있다 - 움직이는 부품들과 작은 종. 이곳의 그림자는 사물을 추하게 보이게 한다, 정말 달갑지 않게. 선명한 노란 햇빛은 벽을 따라 나는 담쟁이덩굴처럼 퍼져가, 채색한 자기 인형, 작은 발레리나 인형에 닿는다. 인형이 회전하며 다시 피루엣을 하자, 세상은 갑자기 작게 느껴진다.

황백색을 띤 여린 아침, 넌 앞좌석에서 다리를 뻗었어. 도로는 우리 목소리가 있던 공간을 진공으로 만들어주었지. 그리고 네가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왔고, 펑펑 눈물을 흘렸어. 그래 난, 이렇게 운전하며 앞으로 십 분만 존재할 수 있다면, 그걸로 됐어. 도로 경계에 줄지은 나무들도 기뻐하며 생기를 띠겠지.

곧 모든 것에서 느끼던 기쁨들이 네 눈에 홍수를 이룰 거야, 네가 마침내 이해했기 때문이지, 네게 작별 인사를 보내는 손의 움직임을.



-Bright Eyes, The Movement Of A Hand, Fevers and Mirrors, 2000, #5.





1절은 화자가 여자의 (아마도 암울한) 유년 시절을 묘사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여자가 코너 오버스트와 한때 사귀었다는 소문이 있는 마리아 테일러(애주어 레이)를 가리킨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마리아 테일러는 원래 발레 댄서였고 16세쯤 음악을 시작했다. 아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녀는 유령처럼 피부가 희고 "채색한 자기 인형, 작은 발레리나 인형"이라고 부를 법도 하다.

-송미닝스의 이 곡 코멘트 중에서


2절은 내게 [생의 한가운데]를 떠올리게 한다. 함께 있기에, 이후의 삶을 내던져도 좋을 10분. 그러나 그 순간은 지나가고, 화자와 여자는 헤어져야 한다.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그리고 나는 우리가 달려가던 시골을 뒤덮고 있던 광선, 늦가을의 갈색과 보랏빛이 섞인 광선, 이 달콤하고 죽음에 중독돼 있는 광선을 잊지 않을 것이다.
  나는 행복했다. 이 시간, 이 한 시간 동안은 행복했다. 그리고 갑자기 미친 듯한 멋있는 유혹이 나를 엄습해 왔다. 왜 우리는 이 시간에 둘이 다 기쁨에 충만하여 딴 생각은 없이 행복할 때 살기를 그칠 수 없는 것일까? 이날처럼 조화된 날은 다시는 안 올 것이고 매일은 다만 손실에 불과한 것이 될 것이다.

...나는 그 여자에게는 다만 선량하고 좀 거북한 친구에 불과한 것이다. 그 이상의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천천히 갔다. 광선은 창백해지고 시간은 지나가고 말았다.

-루이제 린저(전혜린 역), [생의 한가운데], 문예출판사, 1998년, 94쪽.


제목과 마지막 구절의 hand는 손뿐 아니라 시계 바늘의 의미도 있다. 만약 시계 바늘의 의미로 본다면 성장통을 다룬 가사로 읽을 수도 있다.



Posted by 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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